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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Vol03 참.. 교감스럽다.

34년 6개월 동안의 교직 생활이 허무함으로 치부된 날

이 시대.. '참! 교감스럽다...' 란 말밖에 실감나는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지난 2월 26일, 다른 직종에 있는 지인이 2월 28일 내가 명예퇴직으로 옥조근정훈장을 받게 된다는 소식을 전화로 듣고 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였다.

그 소식을 받았을 때부터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교육청이나 퇴직전 학교로부터 무슨 연락이 있겠지 하는 기대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막상 28일이 되어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뭔가 찜찜한 마음으로 해당 공문을 전해 받은 바, 분명 포상 전수에 관한 상세한 안내가 학교로 통보되었고 2월 16일까지 본인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여 교육청으로 보고하라고 공문으로 전달되어 있었다.

공문은 누군가가 처리했을터지만 나한테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그래도 누가 전해 주지도 않는 훈장을 본인이 찾아나서는 것이 쑥스러워 씁쓸한 맘을 달래며 뭔가 과정이 잘못 되었겠지 하는 마음으로 3주간을 기다려 봤지만 아무한테도 연락이 없다.

어떤 착오가 있더라도 본청에서 지역청을 통해 학교로 전달되어 본인에게 수여된댔는데..

설마 쓰레기통으로 사라지기야 했을까마는..

어디 서류함 구석에 어둠에 묻혀 못난 주인의 처지와 같이 쓰레기 신세가 되어 있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또한 나에게는 퇴직과 관련된 훈장 수여 외에도 도무지 이해 되지 않는 내용이 하나 더 있다.

30여년 이상 교직에 있다가 명예퇴직을 하는 경우 별다른 과실이 없을 경우 퇴직하기 전에 먼저 교감으로 인사 사항이 변동된다. 물론 형식적인 인사변동이지만 공과를 생각한 예우로서 퇴직 전 며칠 동안이라도 특별히 대우하라는 뜻으로 실질적인 업무와는 관련 없다. 일반적인 예의적인 관례이지만 나에게는 이 예우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나의 인사 변동 사항이 퇴직전에 공문으로 접수되었지만 나에게 전달해 주지도 않았거니와 직원 중 누구에게도 알려 주지도 않아 영원히 교사로서 주저앉게 된 것이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비열한 행동이라 하기 이전에 치졸한 인간임을 드러내는 일이 아닌가? 관리자 자질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아예 없는 관리자들이라 여길 수 밖에 없다.

친구와 앉아 이 말을 했더니 교사로 근속하다 퇴직하면 교감으로 형식상 승진한 것이고 진짜 교감 직무를 수행한 것도 아닌데 인사 발령장 받고 안 받고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고 말한다...

그래 어차피 '공수래공수거'려니..  사실 퇴직하고 난 뒤의 직위나 훈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평생을 교단에서 있다가 떠나는 일반 교사에 대하여 이렇게 비웃으며 내동댕이쳐도 양심에 하나 꺼릴 것 없단 말인가? 그것도 자기들의 비열한 짓거리에 관련되어 떠밀려 나가는 상황에..

2009년 학년 말 그 바쁜 와중에 현재의 이교장이 청소년단체 송년회식 자리에서 수여되는 연맹공로 훈장을 받는 날, 국가에서 수여하는 정식 훈장이라 학교에 발표하여 직원 친목회와 학교운영위원들 그리고 학부모회 간부들까지 동원하여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샀던 어이없는 일을 벌이던 그 교장이 아닌가? 어이가 없다..

더 이상 미루다간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운명인 내 훈장을 받기 위해 3주동안 닫아 두었던 마음을 추스르고 학교에 가서 훈장증을 달라고 하면서, 이유라도 듣고 싶어 교감과 20여분간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참 어이가 없다.

먼저 나에게 내려진 퇴직 교원 예우에 의한 교감 인사 발령에 대해서는 자기가 알고 있는 바로는 퇴직 후의 교감이란 직위는 퇴직 당일 하루만을 위한 형식상의 직위이기때문에 본인에게 알릴 필요도 다른 이들에게 알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사발령장은 물론 다른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이 맞는지는 다시 확인해 보겠다는 말과 함께.. 무슨 말인지? 지금 확인해서 어쩌겠다는건지?  기가 찬다.

퇴직자 훈장 전수식 참석 여부는 대부분의 명예퇴직자들이 참석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의 판단 아래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말과 그 당시 자기가 병가 중이라 일을 그렇게 처리하였다고 하더니

잠시 있다 다시 말을 바꾸어 나에게 전화를 수십번 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말을 바꾸었다.

2년 전에 정지시켜 놓은 예전 번호로 연락을 하였다고, 미리 준비된 변명거리를 만들어 놓은 것처럼 즉석에서 전년도 직원 전화부도 나에게 보여 준다..  

작년 10월, 상훈 조서 작성 할 때는 지금의 핸드폰 전화 번호로 몇 번인가 통화를 잘 하였고, 그 뒤 다시 이 핸드폰으로 섭섭한 감정을 지우고자 자기가 한번 식사 대접을 하겠다는 전화를 걸 때(물론 전화 뿐이었지만)도 현재 전화 번호로 걸더니만..

설사 지금 핸드폰 번호를 다시 잊어버렸더라도 집 전화 번호도 있을 것이고, 교장은 물론 행정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생님들 전화기에 내 전화 번호가 기억 되어 있을터.. 하필 통화 안되는 휴대폰에다 변명을 할 수 있을까?  다른 연락해야 할 학교 일들도 그렇게 처리 하는가? 한 전화 번호가 불통이면 연락이 안된다고 맘대로 해석하고 일을 처리하는.....

수십통을 해도 안되는 전화에만 계속 연락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업무 처리. 일반 교사가 그런 일을 했다면 본인의 입에서 어떤 말을 나왔을지 생각이나 하고 이야기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 수십통의 전화를 한 사실을 학사보조와 교무(자신을 변호 해 준다고 믿는 교무의 카카오톡에까지 내 연락처가 있는데...)가 옆에 있었기에 증명할 수 있다고 하는 교감의 말씀..  참 교감스럽다.

지난해 3월 성과금 처리할 때도 자기하고는 관련없다면서도 다른 이들을 내세워 한 명 한명 직원들 앞에 나서게 해서 인민재판을 불사하더니...

어쨓던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그냥 속에 담아 두기엔 너무 불편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것 같아 변명 같지만 말하고 지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말 더욱 가관이다.

명예퇴직 서류와 상훈 조서 작성한다고 얼마나 힘이 들었는데 고맙다는 인사는 하지 않고 이런 일로 따지느냐고..  

할 말이 없다.. 그럼 그 일을 누가 해야 하는 일인지 내가 알고 싶다.  그리고 기초 서류는 물론 서류 작성법까지 누가 해 주었는지 기억이 없는 모양이다.

끝 말에

두 가지 일 다 자기 잘못이라 생각하면 맘대로 처분 하란다...

내가 무슨 재주로 처분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의 명예를 다시는 이렇게 쉽게 생각하지 않도록 모든 이에게 알려 주는 수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것 뿐..

정말 교감스럽다...